이것저것 생각나는 건 많은데, 당장은 교토 근교의 토요사토역에가서 토요사토초등학교를 방문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은 채 하루를 느긋하게 보내고싶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난 지금 행복하지 않다. 행복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생각해볼 문제같다.


조금 더 덧붙여본다. 행복이란건 기본적으로 하고싶은 것을 함으로 얻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성인이 되고나서는 꽤 행복하다고 느꼈었는데, 그것은 이미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바라던 대학교에 입학했으며(지금은 크게 만족하지는 않지만), 입학 이후 장학금도 계속 받았고, 과외도 하면서 딱히 돈이 부족한 적도 없었다. 친구도 만족할 만큼 있었고 학점도 잘 나왔으며 자주 여행을 갈 정도의 여유도 있었다. 좋아하는 취미생활도 있었으며 동아리 활동도 했었다. 그야말로 행복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하면 아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행복했던 것 같다.

지옥같던 3학년 1학기의 마지막 프로젝트를 마치고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집에 와서 대자로 누워서 잤을 때의 행복함이 생각난다. 기말고사 기간동안 정말 내내 너무너무 그 한가지가 하고싶었다. 친구들과 몇달동안 너무너무 기다렸다가 갔던 도쿄여행에서의 행복함도 생각난다. 작년 여름에 갔던 관서지방에서의 행복함도 생각나고, 2학년 여름에 친구들이랑 갔던 바다에서의 행복도 생각나고, 고3 때 너무너무 열심히 했던 기억과 수능이 끝나고 나서의 약간의 허무함과 약간의 걱정, 하지만 끝났다는 해방감도 생각난다. 그런 모든 행복들을 곰곰히 생각하자면 결과적으로 내 행복은 자유로부터 나온다.

아까도 말했듯이, 자유에서의 행복이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고, 또 실제로 하는 것이다. 성인이 되고나서 느낀 것은,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있어야 하는 것은 두가지밖에 없다. 시간과 돈이다. 어느 한쪽이 결여되어서는 안된다. 초봉이 수천만원이 되는 삼성맨들이 행복하지 못한 것, 그리고 노숙자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다 그런 까닭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지금은 행복하지 못한 것인지. 불과 1년 반 사이에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상하고 침전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그래 천성적으로 이렇게는 살 수 없는 사람인 것이다. 그나마도 이렇게나마 군대를 면제받을 수 있어 몸이 견디고 있는 것이지 그렇지 못했더라면 진작에 사표를 날리고 위에서 말했던 것 처럼 친구랑 점심먹고 집에 가서 이미 대자로 누워서 자고있을 것이다.

나는 남들이랑 생각하는 것이 조금 다른데, 물론 시간이 남아 도는데 돈이 없어서 뭔가를 하지 못하는 답답함도 고통스럽겠지만, 그것 보다는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하고싶은 걸 못하는 고통도 그에 못지 않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후자이다. 만약 내가 시간이 많았다면 애초에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뭔가 알바를 해서라도 돈을 구하거나, 혹은 돈이 많이 안드는 일을 하면 되니까. 예를 들어 게임을 한다거나, 방바닥에 대자로 누워서 잔다거나. 근데 그럴 시간조차 없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된다.

지금 나는 한달에 약 60만원정도씩 적금을 들고 있는데, 적은지 많은지 애매한 액수인 것은 병역특례 월급이래봤자 얼마 안되기때문이다. 게다가 시간이 없어도 뭔가 사는 것은 할 수 있으니 뭔가 지르는 것으로 결국 스트레스를 풀고, 지출만 늘어나고있어 그다지 돈이 모이지 않는다. 60만원은 그런 와중에도 내가 저축할 수 있는 마지노선과 같은 액수이다. 지금 근데 그렇게 모은 액수가 벌써 수백만원이다. 사실 수백만원이라면 별로 큰 돈은 아니지만, 회사원이라고는 해도 결국에는 대학생인 신분으로는 엄청 큰돈이다. 근데 결국 이것도 묶여있는 돈이기때문에 병특이 끝나기 전까지는 쓸 수 없다. 게다가 결국에 시간이 없기때문에 쓰고싶어도 쓸 데도 없다. 결과적으로는 약간 애매해지는데, 돈과 시간이 없기 때문에 자유가 없는 것이기도 하고, 자유가 없기 때문에 돈과 시간이 없는 것이기도 하다. 풀어 쓰자면 지금 나는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신분으로 마음대로 사표를 별모양으로 날리고 집에가서 대자로 누워서 잘 자유가 없기때문에, 모아둔 돈을 쓸수도, 쓸 시간도 없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하고싶은 것을 할 자유가 없고, 행복하지 못하다.

결국 이 글은 내 상황에 대한 한탄이 되고 말았는데, 현역 군인들이 보면 어딜 땡보가 업무시간에 월급받아서 산 맥북에어로 포스팅하면서 불행하다고 징징대냐고 노발대발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어차피 내 사정이 아니다. 행복이라는 건 주관적인 것이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누구보다 행복하다? 이런 말은 아무 의미 없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면 행복하고, 내가 불행하면 불행하다. 행복이라는 것은 결국 이기적이다. 남들을 위하는 행동에서도, 결국에는 그게 나도 마음이 편하니까 하는거다. 봉사활동도 결국 남이 행복해지면 내가 행복하니까 하는거다. 내가 불행해지는 행동을 하고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에는 난 어차피 앞으로 약 1년 8개월간은 그다지 행복할 수 없다. 행복하려고 이런 저런 시도를 많이 해봤는데, 그것은 결국 궁극적인 행복감이 되지 못하고 결국 끝나고 나면 더 마음아프다.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공연도 했다가, 여행도 갔다가 하며 최대한 고통을 잠시나마 내려놓으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치료약이 아니라 진통제에 지나지 않고, 결국 역치가 점점 높아지게 되는데, 결국 가벼워지는 것은 내 지갑이다. 더 강한 진통제를 주사하기 위해 더 돈을 써야되니까.  결국에는 그런 것이다. 1년 8개월 간 진통제를 간간히 주사해가며, 다시 자유를 얻는 날을 위해 총알을 모으는 것 뿐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사는 것 뿐이다. 결국엔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아무 의미가 없다. 그냥 불행에 대해서 불만을 아무 의미없이 긴 글로 뱉어내고 한숨 돌리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