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날. 어제 예고했던대로 지금은 중부공항 23번 탑승구 앞이다. 비행기 출발까지는 한시간정도 남아있다. 오늘 아침에는 좀 서둘러야했으므로 7시에 기상에 성공, 씻고 7시 반쯤 체크아웃을 했다. 짐을 어제 어느정도 싸두어서 금방 챙길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지금까지 항상 자전거탈때 둘렀던 수건과 팔토시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른 시각이라서 해가 많이 들지 않을 뿐더러 어차피 자전거를 탈 일이 30분정도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8시 정도에 오사카역에 도착해서 바로 자전거 분해를 했다. 분해라고 해봤자 바퀴들에 바람을 빼고 앞바퀴를 분리하는 정도였기 때문에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서는 어제 구입했던 소프트케이스를 씌웠는데, 이것도 매뉴얼대로 하니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짐이 매우 많아졌을 뿐더러 자전거가 더럽게 무거웠다는 사실이다. 한쪽 어깨에 자전거, 한쪽 어깨에 가방, 한손에는 어제 쇼핑한 물건들을 들고 있자니 도합 거의 25키로 가까이 되는데 참 죽을 맛이었다. 우선 조립하고 8시 반 출발의 마이바라행 열차를 탔다. 열차가 구사츠, 히코네를 거쳐서 마이바라로 가는데,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다. 잠깐 잠이 들었다 깨니 마이바라에 도착했다. 거기서 다시 나고야행 열차로 환승, 아까는 앉아서 잘 자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자리는 커녕 거의 만원이었다. 한시간을 서서, 그것도 자전거를 조심하면서 가니 꽤 지쳤다. 그리고 나고야에서 메이테츠 지하철로 환승, 중부 공항에 드디어 도착했다. 약 12시 반정도가 되었는데 도착하자마자 공항에 있는 짐 싣는 캐리어에 자전거와 짐을 실으니 조금 편해졌다. 제주공항 카운터에 가보니 2시 20분부터 탑승수속이라는 것 같아 우선 편의점에서 친구에게 부탁받은 츄하이들을 사고, 나도 마실 것과 편의점 햄버거 두개를 사서 먹었다. 그리고는 아이패드를 좀 갖고놀면서 있으니 벌써 시간이 되서 탑승 수속을 했다. 수속을 하는데 자전거가 잘 통과가 될까 걱정했지만 소프트케이스 상태 그대로도 통과가 되었다. 결국 한국에서 상자에 넣느라 돈낸 것은 돈낭비에 가까웠다는 결론.. 미리 알아봤으면 5만원은 아낄 뻔 했다. 그리고서는 따로 아무것도 할게 없어서 출국 심사를 하고 들어와서 면세점에서 부모님 드릴 선물을 샀다. 어차피 돈이 조금 남아봤자 다시 환전하면 손해고, 깔끔하게 다 썼다. 선물로는 와인이랑 사케를 한병씩 샀다. 그리고서는 지금 마무리하는 이 포스트를 쓰고 있는 것이다. DSLR로 찍은 사진들은 나중에 정리해서 올릴 것이고 올리면서 한번 더 정리할 기회가 있겠지만, 여튼 꽤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꽤 익숙하기는 하지만 타국에서 자전거를 타고 여행한 것도, 혼자 여행한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런 저런 느끼는 바가 많은 여행이었던 것 같다. 역시 여행은 친구랑 같이 하는 것이 더 재밌다고 느꼈지만, 혼자 여행하다 보니 혼자 하고싶을 때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점과 혼자 자기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점은 꽤 좋았다. 자전거를 하루종일 탄 날이 많아서 9일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가버렸지만, 자전거이기 때문에 여행지 구석구석의 장면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 돌아가서도 또 평범한 일상이 기다리겠지만 좀 더 충실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럼 이것으로 이번 여행의 일기도 오시마이!